서문: 역사와 혁신이 교차하는 도시, 맨체스터의 매력
과거 ‘세계 최초의 공업 도시’로서 산업 혁명을 이끌었던 영국 맨체스터. 거리를 걷다 보면 붉은 벽돌의 웅장한 창고 거리와 현대적인 유리 건물들이 어우러진 아름답고도 강렬한 대비를 만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전 세계의 열광을 모으는 축구(풋볼)의 성지이자 최첨단 예술과 문화가 발신되는 문화 도시로서 전 세계 여행자들을 계속해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사실 맨체스터의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 대부분은 ‘입장료 무료(기부 권장)’로 개방되어 있어, 여행객들이 매우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그러한 맨체스터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엄선된 명소 5곳을 소개합니다. 단순히 나열식의 소개가 아닌, 놓치기 쉬운 깊은 볼거리와 현지에서 현명하게 즐기는 방법까지, 여행자의 실제 시점에서 철저하게 해설합니다.
맨체스터 대성당
📍 주소: Victoria St, Manchester M3 1SX 영국
맨체스터의 현대적인 거리 풍경 속에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1421년에 창건된 ‘맨체스터 대성당(Manchester Cathedral)’입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맨체스터 대공습(1940년)과 1996년 IRA 폭파 사건 등 여러 차례 피해를 입었음에도 시민들의 힘으로 아름답게 복원되어 온, 이 도시의 불굴의 정신을 상징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아담한 외관이지만, 발을 들여놓으면 그 넓이에 놀라게 될 것입니다. 사실 이 대성당은 잉글랜드에서 가장 넓은 신랑(nave)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꼭 위를 올려다보세요. 아치형 천장을 지탱하는 나무 구조물에는 ‘천사 음악가'(Angel Minstrels)라고 불리는, 중세 악기를 연주하는 나무 조각 천사들이 조용히 장식되어 있어, 그 정교한 장인 정신에 감탄하게 될 것입니다.
입장은 무료이지만, 여행객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것은 소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다국어 오디오 가이드입니다. 장엄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나 1787년에 이곳에서 노예 무역 폐지를 주장하는 역사적인 연설이 이루어졌다는 것 등,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는 섬세한 배경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들여 꼼꼼히 귀 기울이며 성당 내부를 걷다 보면, 압도적으로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맨체스터 박물관
📍 주소: Oxford Rd, Manchester M13 9PL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 캠퍼스 내에 위치한 ‘맨체스터 박물관(Manchester Museum)’은 고고학부터 인류학, 자연 과학까지 방대한 컬렉션을 자랑하는 영국 최고의 대학 박물관입니다. 2023년에 대규모 리뉴얼이 완료되어 더욱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가장 큰 볼거리는 공룡 갤러리에 우뚝 솟아 있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전신 골격 모형 ‘스탠(Stan)’입니다. 그 압도적인 스케일은 어른도 아이도 순식간에 태고의 세계로 빠져들게 할 정도의 박력을 자랑합니다. 트리케라톱스 전시와 함께 관람하면 크게 흥분할 것입니다. 또한, 박물관으로서는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살아있는 개구리나 파충류를 보호·사육하고 있는 ‘비바리움(Vivarium)’이라는 생물 전시 공간이 있는 것도 독특한 특징입니다.
새로 조성된 ‘남아시아 갤러리’와 세계 최고 수준의 고대 이집트 미라 전시 등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이 정도의 품질임에도 입장료는 놀랍게도 무료(기부 환영)입니다. 트리케라톱스전과 같은 특별 전시는 사전 예약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니 방문 전 웹사이트 확인을 권장합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정신 차려보니 3시간이나 머물렀다’는 여행객도 많으므로, 오전에 미리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맨체스터 시립 미술관
📍 주소: Mosley St, Manchester M2 3JL 영국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맨체스터 시립 미술관(Manchester Art Gallery)’은 그리스 신전 같은 고전적인 외관과 현대적이고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가 멋지게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미술관입니다. 이곳 역시 입장료 무료로 개방되어 있어, 비 오는 날 관광이나 걷다가 지친 오후의 힐링 스폿으로도 유용합니다. (※월요일 휴관이므로 여행 일정을 짤 때 주의하세요)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라파엘 전파’의 압도적인 컬렉션입니다. 윌리엄 홀맨 헌트의 ‘고용된 양치기’를 비롯한, 선명한 색채와 정교한 묘사로 가득 찬 빅토리아 시대의 걸작들은 영국 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듭니다. 또한, 맨체스터의 공업 지대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성냥개비 같은 인물(성냥개비 사람들)로 그린 지역 화가 L.S. 로우리의 작품도 필견입니다.
관람 후에는 1층에 딸린 카페에 들르는 것이 현지인들이 즐기는 방법입니다. 높은 천장과 탁 트인 창가에서 멋진 현대 미술의 여운에 잠기며 맛보는 영국 홍차와 케이크는 각별합니다. 2시간 정도 시간을 들여 여유롭게 ‘예술의 도시 맨체스터’를 만끽해 보세요.
과학 산업 박물관
📍 주소: Liverpool Rd, Manchester M3 4JP 영국
‘과학 산업 박물관(Science and Industry Museum)’은 산업 혁명의 발상지인 맨체스터의 정체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설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 위치입니다. 놀랍게도 1830년에 개업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여객 철도역(리버풀 로드 역)’ 부지를 활용하여 지어졌으며, 역 건물과 레일 자체가 박물관의 거대한 전시물이 되어 있습니다.
박물관 내부에는 세계 최초의 프로그램 내장형 컴퓨터 ‘Baby’의 복제품과 당시 도시를 뒤덮었던 거대한 방직 기계, 증기 기관 등 역사적인 발명품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철의 냄새와 오래된 기계들의 웅장함은 산업 혁명 당시의 열기를 느끼게 하며, 역사 애호가나 철도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공간입니다.
조금 아이들을 위한 것인가 싶지만, 어른이 보아도 충분히 풍부한 자료들이 갖춰져 있습니다. 2층에는 ‘원더랩(Wonderlab)’이라고 불리는 체험형 전시 공간이 있어, 과학의 신비를 놀면서 배울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광대한 부지를 걸어 다녀야 하므로, 편한 신발을 신고 방문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국립 축구 박물관
📍 주소: Todd St, Manchester M4 3BG 영국
맨체스터 하면 전 세계 팬을 거느린 메가 클럽을 보유한 축구의 성지입니다. 맨체스터 빅토리아 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유리 외벽의 현대적인 건물이 바로 ‘국립 축구 박물관(National Football Museum)’입니다.
이곳은 프리미어리그의 역사뿐만 아니라, 축구라는 스포츠가 어떻게 세계적인 열광을 불러일으켰는지를 풀어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축구 박물관입니다. 1966년 월드컵 결승에서 사용된 공식 공이나 디에고 마라도나가 입었던 유니폼,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FA컵 트로피 등 축구 팬이라면 소름이 돋을 만한 보물들이 4개 층에 걸쳐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물을 감상하는 것 외에도 실제 공을 차며 즐길 수 있는 슈팅 게임이나 각국의 엠블럼 맞추기 퀴즈(일본 대표팀 엠블럼도 있습니다!) 등 체험형 어트랙션이 충실한 것도 매력입니다. 전체적으로 1~2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규모이지만, 축구 발상지인 잉글랜드가 가진 ‘축구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열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맨체스터 관광의 핵심 명소입니다.
팁: 맨체스터 관광을 120% 즐기는 현지 규칙
맨체스터는 매우 작고 걷기 편한 도시이지만, ‘하루에 사계절이 있다’고 불리는 영국 북서부의 특징처럼 날씨가 갑자기 변하기 쉽다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소개해 드린 ‘박물관·미술관’을 중심으로 하는 실내 명소를 여행 일정에 잘 포함시켜, 갑작스러운 비가 올 경우 피난처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여행객의 지혜입니다.
또한,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맨체스터의 주요 문화 시설 대부분은 ‘입장료 무료’입니다. 런던과 같이 물가가 비싼 도시에 비해 관광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만큼 절약한 예산으로 밤에는 노던 쿼터(Northern Quarter)의 세련된 인디 펍에서 크래프트 맥주를 마시거나, 역사적인 펍에서 일품 선데이 로스트를 맛보는 등 현지 미식에 마음껏 투자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