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수도 마닐라가 지닌 두 얼굴을 즐기다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는 급성장하는 대도시의 에너지와 스페인 통치 시대부터 이어지는 중후한 역사가 교차하는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동남아시아의 번잡함을 느끼게 하는 한편, 문득 골목으로 들어서면 유럽 같은 돌담길이 펼쳐지고, 해 질 녘에는 세계 3대 노을로 손꼽히는 숨 막히는 절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볼거리가 산재해 있는 마닐라에서는 무계획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금물입니다. 특유의 심한 더위나 교통 체증, 그리고 관광지 특유의 규칙을 미리 알아두면 여행 만족도는 훨씬 높아집니다. 이번에는 여행객이 반드시 방문해야 할 ‘마닐라 관광 명소’ 중에서도 특히 정보량과 열정이 높은 주요 명소 5곳을 엄선했습니다. 교과서적인 역사뿐만 아니라 현지의 분위기, 혼잡 회피 요령, 심도 깊은 볼거리까지, 실질적인 정보를 전달해 드립니다.
마닐라 대성당
📍 주소: Cabildo, 132 Beaterio St, Intramuros, Manila, 1002 Metro Manila, 필리핀
마닐라의 역사적인 성벽 도시 ‘인트라무로스’의 중심에 우뚝 솟은 마닐라 대성당. 이곳은 마닐라를 방문한 여행객이 반드시 들르는 대표적인 관광 명소입니다. 1571년 창건 이래 지진과 태풍,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의 전화를 거치며 몇 번이고 무너져 내렸고, 현재의 장엄한 네오 로마네스크 양식 건물은 1958년에 재건된 ‘8번째’ 성당입니다.
한 걸음 발을 들이는 순간, 바깥의 심한 더위와 번잡함이 거짓말처럼 고요함과 신성한 공기로 가득 찹니다. 높은 천장에서 쏟아지는 스테인드글라스의 빛은 압권이며, 아시아 최대 규모로 알려진 파이프 오르간이 자아내는 중후한 분위기는 이곳이 필리핀임을 잊게 할 정도입니다. 운이 좋다면 엄숙한 미사 순간을 지켜볼 수도 있으며, 신부님의 축복을 받아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여행객도 있을 만큼, 깊이 마음에 울림을 주는 공간입니다.
방문 시 주의사항으로는 이곳이 어디까지나 ‘신앙의 장소’라는 점입니다. 관광지이면서도 예절에는 매우 엄격하여, 건물 내에서 모자를 착용하면 즉시 주의를 받으므로 입구에서 반드시 벗도록 합시다. 또한, 대성당 앞 광장(플라자 로마) 주변에는 칼레사(마차) 호객꾼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뜨거운 햇볕을 피해 마차를 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지만, 강압적인 호객 행위에는 단호한 태도로 대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산 어거스틴 교회
📍 주소: General Luna St, Intramuros, Manila, 1002 Metro Manila, 필리핀
마닐라 대성당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산 어거스틴 교회’는 1587년 착공하여 1607년에 완성된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교회입니다. 주변 건물이 수많은 천재지변과 전쟁으로 무너지는 가운데, 이 교회만은 기적적으로 붕괴를 면했으며, 현재는 마닐라에서 유일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필리핀 바로크 양식 교회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 교회의 가장 큰 볼거리는 예배당의 아치형 천장에 그려진 멋진 ‘트롱프 뢰유(trompe l’oeil)’입니다. 언뜻 보면 정교한 입체 조각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평면에 그려진 것입니다. 이 시각적 트릭은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내부 촬영이 금지된 구역도 있지만, 인접한 수도원 터 박물관(입장료 필요)에서 2층으로 올라가 예배당 전체를 내려다보는 경치는 절대 눈에 담아두어야 할 절경입니다.
또한, 박물관 구역도 볼거리가 많습니다. 중후한 회랑과 오래된 종교화, 그리고 스페인 통치 시대부터 이어지는 수도사들의 생활 흔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변의 돌담길은 유럽의 향기가 물씬 풍기며, 산책 도중 수제 과자나 액세서리를 파는 지역 시장을 구경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대성당 주변과 마찬가지로 호객꾼이 많으므로, 한낮의 밝은 시간대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포트 산티아고 (Fort Santiago)
📍 주소: 필리핀 〒1002 메트로 마닐라, 마닐라 시, 인트라무로스
인트라무로스 북서쪽 끝에 위치한 ‘포트 산티아고(산티아고 요새)’는 스페인 통치 시대에 군사적 요충지로 건설된 석조 요새입니다. 스페인, 미국, 그리고 일본군 등 다양한 나라의 지배하에 군사 시설이나 감옥으로 사용되었던 이곳은 필리핀의 파란만장한 근대사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특히 부지 안쪽의 ‘리살 기념관(Rizal Shrine)’은 반드시 봐야 할 곳입니다. 필리핀 독립 운동의 국민 영웅인 호세 리살이 1896년 총살형을 당하기 직전까지 유폐되었던 건물이며, 그의 발자취가 당시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현지인들에게 이곳은 소중한 역사 교육의 장이며, 학생들이 가이드의 설명을 열성적으로 듣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해외 관광객 이상으로 필리핀 사람들로부터 절대적인 인기와 존경을 받는 신성한 장소입니다.
관광에 대한 실질적인 팁으로는, 요새 내부는 생각보다 넓고 햇볕을 가릴 곳이 적으므로, 비교적 시원한 오전에 방문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걷기 편한 신발과 양산, 그리고 강변과 녹지가 많으므로 벌레 퇴치제도 필수입니다. 그랩(Grab) 택시로 입구 바로 앞까지 갈 수 있으니, 체력을 아끼면서 현명하게 둘러봅시다.
아얄라 박물관
📍 주소: Makati Avenue, corner Dela Rosa Street, Ayala Center, Makati City, 1229 Metro Manila, 필리핀
인트라무로스에서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역사를 만끽한 후에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마카티 지구에 있는 ‘아얄라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세요. 필리핀의 거대 재벌 아얄라 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이 박물관은 그린벨트 등의 대형 쇼핑몰에 인접해 있어, 시원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필리핀 역사와 예술의 깊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750페소(※변동 가능)로 필리핀 물가를 생각하면 고액이지만, 그 이상의 가치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 박물관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최상층(4층)에 있는 ‘황금 전시(Ancestors’ Gold)’입니다. 이곳에는 스페인 통치 이전 필리핀 각지에서 발굴된 1,000점 이상의 금 제품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약 4kg에 달하는 신성한 금 사슬과 정교한 장식이 새겨진 가면 등, 식민지화되기 전 필리핀이 얼마나 고도의 문명과 부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웅변하는 압도적인 컬렉션입니다.
또한, 1층부터 2층에 걸쳐 전시된 ‘역사 디오라마’도 흥미로운 볼거리입니다. 60개의 장면으로 나누어 필리핀의 수렵 시대부터 식민지 지배, 독립의 길까지 정교한 미니어처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관광 사이트 등에서는 ‘오전 10시 오픈’으로 기재된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오전 11시 오픈으로 변경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시간에 여유를 두고 일정을 짜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닐라 베이 노을 (마닐라 베이 비치)
📍 주소: 필리핀 〒1000 메트로 마닐라, 마닐라, 에르미타, 1909 Radial Rd. 10 톤도
발리섬, 구시로 습원과 더불어 ‘세계 3대 노을’ 중 하나로 꼽히는 마닐라 베이의 노을. 하늘과 바다가 오렌지, 핑크, 보라색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매직 아워는 마닐라 관광의 마무리에 어울리는 절경입니다. 특히 최근 정비된 인공 해변 ‘마닐라 베이 비치’에서는 노을을 정면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절경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알아두어야 할 ‘실질적인 함정’이 존재합니다. 첫째, 해변의 모래사장 구역으로 들어가려면 보안 검사가 있으며, 플라스틱 병 반입이 엄격히 금지됩니다(입구에서 쓰레기통에 버리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또한, 모래사장이라기보다는 부서진 바위 같은 거친 돌 해변이므로, 걸을 때 사각사각 소리가 나며 리조트 해변처럼 맨발로 걷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또한, 접근성도 주의해야 합니다. 해 질 녘에는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록사스 대로(Roxas Blvd)가 심각한 교통 체증을 겪습니다. 그랩(Grab)을 이용하는 경우, 혼잡 지역 한가운데를 목적지로 지정하기보다는 말라테 지구 쪽 조금 앞이나 육교 부근을 승하차 장소로 설정하면 원활합니다. 그리고 마닐라 베이는 구름이 끼기 쉬운 날도 많아 완벽한 노을을 볼 수 있을지는 ‘운’에 달린 측면도 있습니다. 해가 진 직후 하늘이 가장 아름답게 물들므로, 해가 진 후에도 바로 돌아가지 말고 잠시 기다려 매직 아워를 만끽하는 것이 통(通)다운 즐기는 방법입니다.
마닐라 관광을 100% 즐기기 위한 노하우
마닐라의 관광 명소는 지역별로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인트라무로스 지구는 도보로 둘러보기에는 매우 힘든 더위이므로, 오전 일찍 집중적으로 둘러보고, 점심 무렵에는 에어컨이 나오는 택시로 마카티 지구(아얄라 박물관 등)나 대형 쇼핑몰로 이동하는 일정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인트라무로스 등 역사 지구에서는 지나가는 택시를 잡기 어렵기 때문에, 이동 시에는 차량 호출 앱 ‘그랩(Grab)’ 이용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바가지요금 피해를 막고 시원한 차 안에서 정확하게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역사를 알면 알수록 더욱 흥미로워지는 것이 마닐라의 매력입니다. 영웅 호세 리살이나 스페인 통치의 배경을 조금이라도 알아보고 방문하면, 돌담 하나하나가 다른 모습으로 보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