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도시’라고도 불리는 모로코 마라케시. 미로 같은 구시가지(메디나)의 활기와 이국적인 이슬람 건축의 아름다움이 교차하는 이 도시는 전 세계 여행자들을 매료시킵니다.
이번에는 마라케시 관광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엄선된 명소 5곳을 소개합니다. 교과서적인 역사 설명에 그치지 않고, 혼잡을 피하는 최적의 시간대와 현지의 열기, 실수하지 않고 즐기는 실질적인 방법까지 전문가의 시선으로 깊이 있게 알려드립니다!
Jemaa el-Fnaa (제마 엘 프나 광장)
📍 주소: 모로코 〒40000 마라케시
마라케시의 심장부이자 구시가지 관광의 절대적인 출발점이 되는 곳이 바로 ‘Jemaa el-Fnaa (제마 엘 프나 광장)’입니다. 11세기 후반부터 교역의 장으로 번성했으며, 2009년에는 ‘제마 엘 프나 광장의 문화 공간’으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도 등재되었습니다.
이곳은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아침부터 낮까지는 갓 짜낸 오렌지 주스 노점상과 뱀 조련사, 아크로바틱을 선보이는 거리 예술가들이 모여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해 질 녘이 되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 수많은 거대한 노점 거리들이 나타납니다. 향신료와 숯불 연기, 베르베르 음악의 북소리, 열광적인 호객 행위가 뒤섞여 말 그대로 ‘세계에서 가장 활기찬 광장’의 뜨거운 열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광장 안쪽에는 미로 같은 수크(시장)가 펼쳐져 있어, 바부슈(모로코 전통 신발)나 등나무 바구니, 아르간 오일 등 기념품 쇼핑에 최적입니다. 가격 흥정은 이 광장만의 묘미이므로, 꼭 적극적으로 흥정을 즐겨보세요.
참고로, 축제 같은 열기 속에서 거리 예술가나 뱀 조련사의 사진을 찍을 때는 반드시 팁을 요구받습니다. 멀리서 몰래 찍는 것보다, 처음부터 소액의 잔돈을 재빨리 건네고 당당하게 즐기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2030년 월드컵을 대비해 일부 공사 중이지만, 그 활기는 전혀 퇴색되지 않았습니다.
벤 유세프 마드라사
📍 주소: Rue Assouel, Marrakech 40000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다’는 찬사가 끊이지 않는 곳이 바로 16세기 사아드 왕조 시대에 지어진 이슬람 신학교 ‘벤 유세프 마드라사’입니다. 전성기에는 900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꾸란과 이슬람 법을 배웠던 북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학문소이며, 아랍-안달루시아 건축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힙니다.
메디나의 번잡함에서 문을 한 발짝 들어서면, 거짓말 같은 고요함이 펼쳐집니다. 햇살이 쏟아지는 안뜰의 아름다움은 한마디로 압권입니다. 발밑에는 다채로운 기하학적 무늬의 ‘젤리즈(모자이크 타일)’가 깔려 있고, 벽에는 레이스처럼 섬세한 석회 스투코 조각이, 올려다보면 아틀라스 시더(삼나무)의 웅장한 조각이 장식되어 있어 어디를 찍어도 숨 막히는 예술 공간입니다.
볼거리는 안뜰만이 아닙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예전 학생들이 숙식했던 130개 이상의 작은 기숙사 방들을 볼 수 있습니다. 소박하고 어둑한 작은 방 창문에서 빛나는 안뜰을 내려다보면, 당시 학생들의 숨결과 배움의 풍경이 생생하게 떠오를 것입니다.
입장료는 50디르함. 최근 대규모 개조 공사가 완료되어 안뜰 풀장에 물이 채워지면서 신비로움에 시원한 느낌이 더해졌습니다. 사진 애호가나 건축 팬이라면 시간을 잊고 한 시간 이상 머물게 될 정도로 매력적인 곳입니다.
마조렐 정원
📍 주소: Rue Yves St Laurent, Marrakech 40090 모로코
패션과 예술에 관심이 있다면, 신시가지에 있는 ‘마조렐 정원’은 절대 놓칠 수 없는 순례지입니다. 1920년대 프랑스 화가 자크 마조렐이 조성했고, 후에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이 매료되어 매입하고 복원을 맡았다는 낭만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원 최대의 매력은 ‘마조렐 블루’라고 불리는 선명하고 매혹적인 푸른색 건물과 거대한 다육식물과의 대비입니다. 전 세계에서 모아온 독특한 선인장과 야자수, 대나무 숲이 푸른 하늘에 비치어 마치 그림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정원 안에 들어서는 순간 오토바이와 자동차 소리가 사라지고 새들의 지저귐만이 울려 퍼지는 마법 같은 공간입니다.
매우 인기 있는 관광지이므로, 방문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낮에는 단체 관광객으로 붐비기 때문에 공기가 맑고 사람이 적은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또한, 현재 티켓은 인터넷을 통한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입구 앞에서 스마트폰으로도 구매 가능).
정원 안에는 깨끗한 화장실과 멋진 분위기의 부속 카페도 완비되어 있어, 흙먼지 날리는 메디나를 걷느라 지쳤을 때의 치유 오아시스로도 최적입니다.
바히아 궁전
📍 주소: 모로코 〒40000 마라케시
모로코 장인 정신의 정수를 모은 호화로운 공간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바히아 궁전’으로 향하세요. 19세기 후반, 알라위 왕조의 대신(파샤)이 4명의 아내와 수많은 첩(하렘)을 살게 하기 위해 사치를 다해 건설한 궁전으로, 그 이름은 ‘빛나는’을 의미합니다.
8헥타르에 달하는 광대한 부지에 150개의 방이 미로처럼 배치되어 있습니다. 현재 일부가 개조 중이라 안쪽까지 들어갈 수 없는 시기도 있지만, 앞쪽 건물과 안뜰만으로도 충분히 볼거리가 많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에서 쏟아지는 다채로운 빛, 정교한 목조 천장, 그리고 재스민과 오렌지 나무가 심어진 푸른 안뜰은 과거 권력자의 우아한 생활을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입장료는 100디르함이며, 기본적으로 현금 결제입니다. 아침부터 관광객들로 붐비지만, 입구 앞 안내판의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여 온라인 티켓을 구매하면, 매표소의 긴 줄을 옆으로 지나쳐 원활하게 입장할 수 있는 ‘꿀팁’이 있습니다. 미완성으로 남겨진 역사적 배경을 조금 예습하고 방문하면 더욱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쿠투비아 탑
📍 주소: Mosquée de la Koutoubia, 279 Av. Mohammed V, Marrakech 40000 모로코
마라케시 하늘에 당당히 솟아 있는 ‘쿠투비아 탑’은 도시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12세기 무와히드 왕조 시대에 세워진 높이 77m의 이 미나레트(첨탑)는 스페인 세비야의 ‘히랄다 탑’의 모델이 되기도 하는 등, 그 후의 무어 양식 건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모스크 자체는 이슬람교도 외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지만, 외관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방문할 가치는 충분합니다. 테라코타 색(붉은 흙색) 벽면에 새겨진 정교한 조각과 아름다운 창틀의 기하학적 무늬는 가까이서 보면 그 예술성에 압도됩니다.
여행자에게 쿠투비아 탑은 길을 잃기 쉬운 메디나 산책에서 최고의 ‘나침반’ 역할도 합니다. 탑 뒤편에는 잘 가꾸어진 아름다운 공원이 펼쳐져 있어, 벤치에 앉아 아틀라스 산맥과 야자수를 배경으로 탑을 바라보는 시간은 최고의 휴식이 될 것입니다. 밤이 되면 아름답게 조명되어 낮과는 또 다른 환상적이고 로맨틱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라케시 관광 120% 즐기기 위한 팁
마지막으로, 마라케시 관광을 스트레스 없이, 더욱 깊이 있게 즐기기 위한 몇 가지 실용적인 팁을 소개합니다.
먼저, 구시가지(메디나)나 제마 엘 프나 광장에서의 사진 촬영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현지 공연자나 노점상 주인들은 허락 없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몰래 찍어 문제에 휘말리는 것보다, 미리 10~20디르함 정도의 잔돈을 주머니에 준비해 두었다가 ‘사진을 찍게 해달라’고 팁을 건네며 소통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입니다. 그들도 전문가이니, 팁을 받으면 최고의 포즈를 취해줄 것입니다.
다음으로, 티켓 IT화 활용입니다. 과거에는 어디든 긴 줄을 서는 것이 당연했지만, 현재는 마조렐 정원의 온라인 완전 사전 예약제나 바히아 궁전의 QR 코드 결제 등 스마트한 입장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가고 싶은 명소의 공식 티켓 사이트는 방문 전날까지 반드시 확인해두세요.
그리고 메디나 걷는 방법입니다만, 좁은 골목길이 복잡하게 얽힌 수크에서는 구글 맵 GPS가 오차가 생겨 사용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쿠투비아 탑의 미나레트 방향을 찾거나 큰 길로 나올 때까지 길을 따라가는 것이 요령입니다. 길을 잃는 것 자체도 마라케시의 훌륭한 즐길 거리 중 하나로 즐겨보세요.
